세리에 A는 축구 전술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리그다. 20세기 중반 카테나치오 전술을 시작으로, 1970년대 이후 토털사커의 영향을 받으며 변화를 거듭했다. 현대 축구에 이르러서는 압박 전술과 빌드업 플레이가 중심이 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세리에 A의 전술 변화 과정을 세부적으로 살펴본다.
1. 카테나치오: 이탈리아를 지배한 전술
카테나치오는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이탈리아 축구를 상징하는 전술이었다. 이 전술의 핵심은 강한 수비 조직력과 빠른 역습이며, ‘잠그기’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수비적인 전략을 기반으로 한다. 카테나치오의 대표적인 창시자는 아르헨티나 출신 감독 헬레니오 에레라다. 그는 인터 밀란에서 카테나치오를 체계화하며 세리에 A와 유럽 무대를 지배했다.
카테나치오의 전술적 특징은 ‘리베로’ 포지션이다. 기존의 수비수들과 달리 리베로는 수비 라인 뒤에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탈리아 대표팀과 유벤투스에서 활약한 가에타노 시레아가 대표적인 리베로였다. 수비를 중시하는 이 전술은 상대 공격을 원천 봉쇄하는 데 탁월했지만, 지나치게 소극적인 플레이로 인해 공격력이 약하다는 한계를 보였다.
1970년대 이후 공격 축구가 발전하면서 카테나치오는 점차 세리에 A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이 전술의 영향력은 현대 축구에서도 남아 있다. 특히 유벤투스와 인터 밀란 같은 전통적인 강팀들은 카테나치오의 철학을 바탕으로 강력한 수비 조직을 유지하며 성공을 거두고 있다. 현대 축구에서는 전통적인 카테나치오보다 전방 압박과 점유율 축구가 중요해졌지만, 이탈리아 팀들은 여전히 조직적인 수비를 기반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2. 토탈사커의 영향
1970년대 들어 네덜란드의 토탈사커가 등장하면서 세리에 A의 전술도 점차 변화했다. 토털사커는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포지션을 변경하며 경기장을 넓게 활용하는 방식으로, 수비와 공격의 경계를 허물었다. 요한 크루이프가 이끄는 아약스와 네덜란드 대표팀이 이 전술로 성공을 거두며 유럽 전역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탈리아에서도 토탈사커의 영향을 받은 팀들이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아리고 사키 감독의 AC 밀란은 압박과 빠른 패스를 활용하는 전술을 도입하며 기존의 수비적인 스타일에서 벗어났다. 1987년부터 1991년까지 밀란을 이끌었던 사키는 강한 전방 압박과 조직적인 플레이를 강조하며 세리에 A를 지배했다. 그의 전술적 혁신은 당시의 카테나치오 스타일과 대조적인 것이었으며, 현대 축구에서도 중요한 전술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토털사커의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선수들의 다재다능함이다. 특정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공격과 수비를 자유롭게 오가는 능력이 요구되었으며, 이는 세리에 A에서도 반영되었다. 1990년대 유벤투스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이를 활용하여 팀의 전술적 유연성을 극대화했다. 그의 3-5-2 전술은 수비적인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공격에서의 창의성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결과적으로 토탈사커의 등장은 세리에 A의 전술을 보다 공격적으로 변화시켰다. 현대 세리에 A 팀들은 수비와 공격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며, 유기적인 전술 운영을 통해 변화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3. 현대 세리에A 전술
현대 축구에서 세리에A 팀들은 단순한 수비 중심의 플레이에서 벗어나 전방 압박과 빌드업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특히 나폴리, 인터 밀란, AC 밀란 같은 팀들은 점유율을 높이고 패스를 활용한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호하고 있다.
전방 압박은 현대 세리에A에서세리에 A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전술적 변화 중 하나다. 과거 카테나치오가 상대 공격을 막는 데 집중했다면, 현대 축구에서는 높은 위치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해 실수를 유도하고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하는 전략이 핵심이다. 인터 밀란의 시모네 인자기 감독과 AC 밀란의 스테파노 피올리는 강한 압박과 빠른 공격 전환을 강조하며 세리에 A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빌드업 플레이도 현대 세리에 A 전술의 핵심 요소다. 골키퍼부터 수비수, 미드필더를 거쳐 공격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정교하게 다듬으며, 롱볼보다 짧은 패스를 활용한 점유율 축구가 증가하고 있다. 루시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이끌던 나폴리는 2022-23 시즌 동안 빌드업을 활용한 공격적인 플레이로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 세리에A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수비 전술이 남아 있지만,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카테나치오의 유산을 바탕으로 하되, 전방 압박과 점유율 축구를 조화롭게 활용하는 팀들이 리그를 지배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결론
세리에A는 시대에 따라 전술적 변화를 거듭해 왔다. 1950~70년대에는 카테나치오를 중심으로 철저한 수비 축구가 리그를 지배했으며, 1980년대 이후 토털사커의 영향을 받으며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이 도입되었다. 현대 축구에서는 전방 압박과 빌드업 축구가 주류가 되었으며, 이탈리아 클럽들은 유럽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전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탈리아 축구의 전술적 유산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과거의 전술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 변화에 적응하는 세리에 A 클럽들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향후 이탈리아 축구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