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 구단 운영은 성적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재정난, 선수 영입 실패, 팬과의 불화 등으로 인해 구단이 위기를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 운영 실패는 단순히 경기력 저하를 넘어 팬들의 신뢰를 잃는 결과를 초래하며, 때로는 팀의 몰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번 글에서는 대표적인 구단 운영 실패 사례를 살펴본다.
1. 재정난으로 인한 몰락
구단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재정 관리다. 하지만 일부 구단은 무리한 지출과 경영 미숙으로 인해 심각한 재정난에 빠지면서 팬들의 신뢰를 잃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스페인의 거대 클럽 바르셀로나를 들 수 있다. 바르셀로나는 수년간 고액 연봉 선수들을 영입하며 엄청난 지출을 감당해왔다. 문제는 지속적인 재정 적자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결할 뚜렷한 대책 없이 선수 영입을 계속했다는 점이다. 결국 2021년, 구단은 연봉 지출을 감당하지 못해 팀의 상징적인 선수였던 리오넬 메시를 방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는 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으며, 구단 운영진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이탈리아의 명문 구단 AC 밀란도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대표적인 사례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유럽 최강의 팀 중 하나였던 AC 밀란은 이후 운영 부진과 재정난으로 인해 급격히 쇠퇴했다. 중국 자본에 의한 인수 후에도 재정 위기는 해결되지 않았고, 결국 UEFA로부터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위반으로 유럽 대항전 출전 금지라는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러한 운영 실패는 팬들의 불만을 초래했으며, 한때 경기장을 가득 메웠던 팬들이 등을 돌리는 결과를 낳았다.
2. 선수 영입 실패와 연봉 지출 문제
구단 운영에서 선수 영입은 경기력 향상과 직결되지만, 잘못된 영입은 팀 성적 저하뿐만 아니라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들 수 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한 이후, 맨유는 거액을 들여 스타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2014년 앙헬 디 마리아 영입과 2016년 폴 포그바 재영입은 높은 이적료와 연봉 지출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사례로 남았다. 디 마리아는 한 시즌 만에 팀을 떠났고, 포그바는 계약 만료 후 자유 계약으로 팀을 떠나면서 구단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또한 바르셀로나는 필리페 쿠티뉴, 앙투안 그리즈만, 우스만 뎀벨레 등에게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지불했지만, 이들 선수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쿠티뉴의 경우 1억 4천만 유로(약 2천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를 기록했지만, 결국 임대를 전전하다가 헐값에 방출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영입 실패 사례는 구단의 재정난을 더욱 악화시켰고, 팬들은 운영진의 결정에 실망하며 등을 돌렸다.
3. 팬과의 불화 및 구단 정체성 훼손
구단 운영에서 팬들의 신뢰를 잃는 순간, 그 팀의 명성은 급격히 하락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럽 슈퍼리그(ESL) 사태다. 2021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 등 유럽의 12개 빅클럽이 모여 새로운 리그 창설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기존 UEFA 챔피언스리그와는 별개의 대회로, 사실상 부유한 팀들만을 위한 폐쇄적인 리그였다. 이에 팬들은 즉각 반발했고, 영국에서는 팬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ESL 프로젝트는 실패로 돌아갔고, 구단들은 공식적으로 철회했지만, 이 과정에서 팬들과의 신뢰는 심각하게 손상되었다.
또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같은 팀은 구단주의 경영 방식으로 인해 팬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2007년 마이크 애슐리가 구단을 인수한 이후, 뉴캐슬은 지속적인 투자 부족과 감독 경질, 선수단 약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팬들은 애슐리의 구단 운영 방식에 반대하며 경기장 보이콧을 선언했고, 이는 구단 역사에서 팬과 운영진 간의 극심한 갈등 사례로 남았다.
구단 정체성이 훼손되는 경우에도 팬들은 등을 돌린다. 레드불 그룹이 RB 라이프치히와 RB 잘츠부르크를 운영하면서 전통적인 축구 클럽의 운영 방식과는 다른 기업 중심의 운영을 펼친 사례가 있다. 이로 인해 라이프치히는 독일 내에서 많은 반감을 사며 '상업적 구단'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일부 전통적인 축구 팬들은 이를 거부하며 팀을 응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결론
구단 운영 실패는 단순한 성적 부진을 넘어 팬들의 신뢰를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 무리한 재정 운영, 선수 영입 실패, 팬과의 불화 등이 반복되면 구단은 점점 쇠퇴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팀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팬들의 열정과 역사적 가치를 담고 있는 문화다. 따라서 구단 운영진은 단기적인 이익이 아닌 장기적인 전략과 팬들과의 신뢰 구축을 우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전통이 깊은 명문 구단이라도 팬들의 외면 속에서 몰락할 수밖에 없다.